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Death Masks, Mycenae 17th-15th c. BC.
National Archaeological Museum, Athens - Greece
죽은 사람 얼굴을 가리개를 흔히 데드 마스크 dead mask라 하지만,
이는 마스크 자체가 죽었다는 뜻이라 죽은 마스크니 우리가 말하는 그 죽음용 가리개는 Death Mask다.
이 경우 death는 실상 형용사 기능도 겸하는데, 죽음과 관련 있는 death-related 정도 뜻으로 이해두면 좋지 않을까 한다.
어머 나 영어 선생이야?
저 데스 마스크 많이 익숙할 것이다.
그리스 아테네 소재 국립고고학박물관에 가면 그리스 고대 문명 서막을 연 미노아 미케네 문명을 소개하는 섹션이 있고
특히 미케네 문명 코너에는 저와 같은 이른바 아가멤논 마스크라 해서
저런 황금으로 제작한 마스크가 여러 점 전시 중이다.
그리스 본토 에게해 혹은 지중해로 툭 튀어나온 지점 복판을 정좌하는 동네가 미케네라,
이쪽이 미케네 문명 센터였음은 확실하고 그 전성시대를 연 왕이 아가멤논이라 한다지만 전설의 범주를 아직까지 벗어나긴 힘들다.
보통 우리는 전설상 시대라 해서 그런 전설이 서린 곳을 파면 그 전설이 말하는 시대보다 훨씬 떨어지는 시대 흔적이 쏟아지는데 반해서
저 아가멤논 전설은 어찌된 셈인지 실제로 팠더니, 아가멤논 전설보다 수백 년을 더 올라가는 시대 유적과 유물이 쏟아졌다.
저 황금 가면을 처음 발굴한 이가 그 유명한 슐리만이다.
트로이 유적을 발굴했다는 그 슐리만 말이다.
하긴 트로이야 에게해 맞은편 터키 땅 해변에 있지만, 그 정벌군 총사령관 아가멤논은 그 에게해 건너편 최고 노른자위 왕국을 다스렸으니,
양쪽을 슐리만은 다 발굴해서 그 전설을 역사로 돌리고자 했다.
트로이 전쟁은 아마도 기원전 10세기 어간에 벌어진 것으로 본다.
저 미케네 왕궁들을 파제꼈더니, 그리고 그에서 저런 황금가면을 건지자 슐리만은 냅다 그것을
출토한 데가 아가멤논 무덤이요, 따라서 저 가면은 아가멤논 황금가면이라 했지만 훗날 연구가 진전함에 따라
그 연대는 훨씬 더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판명났다.
나아가 저와 비스무리한 황금가면에서 다른 데서도 쏟아졌다.
저 중에 어떤 것이 그렇다면 슐리만이 규정한 아가멤논 가면인가?
걱정할 필요 하나도 없다.
박물관에서 친절하게 이것이 아가멤논 가면이라고 설명 큼지막하게 붙여놨기 때문이다.
더 황당한 일.
저길 아들놈을 데리고 가서 열심히 아비로서 전문성 뽐내는데 아들놈은
설명문도 보지 않고선
대뜸 이게 아가멤논 가면이라 맞추더라는 것.
허탈하기 짝이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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