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화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산드로 보티첼리 Sandro Botticelli(1445~1510) 1475년 무렵 그림 The Adoration of the Magi 라는 작품에 나타나는 한 장면이라
보는 사람 기준 맨 오른쪽이 보티첼리 자신이다.
뭐 나도 하나 남겨야겠다 해서 저리 그렸는지도 모르겠다.
저게 곤조인지.
저 장면을 포함한 전체작을 Adorazione dei Magi, 곧 영어로는 the Adoration of the Magi 라 한다는데 저에 대한 한국어 공식 옮김이 있을 듯한데 모르겠다. 글자 그대로는 동방박사들의 예배 정도가 될 터인데
한국어가 이럴 때는 좀 모호한 점이 동방박사들이 누구를 예배하는지? 혹은 누군가가 동방박사를 경배하는지 아리까리하다는 사실이다.
이거야 성경 혹은 기독교를 잘 아는 사람들한테는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나 같은 까막눈에는 언제나 고민이다.
현재 피렌체 우피치미술관에 들어가 있는 저 그림은 보티첼리가 산타 마리아 노벨라Santa Maria Novella에 있는 가스파레 디 차노비 델 라마 예배당Gaspare di Zanobi del Lama's chapel 제단을 장식하고자 그렸다 한다.
산타 마리아 노벨라라면 피렌체 중앙역 앞에 있는 그 유서깊은 교회를 말할 테고, 데카메론 무대가 되는 곳 중 하나다. 그 교회일 텐데 암튼
거기 가 있지 않고 왜 미술관에?
이 그림은 당연히 신약을 기반으로 삼는 것으로 별을 따라 갓 태어난 예수를 찾는 동방박사를 소재로 삼은 것이겠다.
이것이 전체 장면인데 성모 마리아와 갓 태어난 예수를 중심으로 삼았으며 그 뒤에는 성 요셉이 포착된다. 뭐 예수라 하지만 저 시대 가톨릭 미술을 보면 예수는 실상 꼬맹이라 언제나 성모 마리아가 중심이다.
저 모자 앞에 신약에서 말하는 동방박사 셋이 있다. 세 동방박사는 아기 예수에게 경의를 표하고 금, 유향, 몰약을 선물로 드린다. 얼나가 알아보겠나? 또한 이 성가족은 신의 아들이라는 예수를 보러 온 다른 사람들로 운집한다.
저 그림 물주는 따로 있다. 당시 피렌체 은행가이자 금융 중개인인 가스파레 디 자노비 델 라마Gaspare di Zanobi del Lama 라는 사람으로 그가 대단월이다. 보티첼리가 전도 유망하다 생각했음인지 아니면 거물이라 생각했음인지 돈은 내가 될 테니 그리 주라 해서 주문 제작했다.
보티첼리는 대단히 정치적이었다. 아부할 줄을 알았다. 저 세부를 보면 메디치 가문 실력자 가스파레가 보이고, 그에다 보티첼리 자기 모습도 떡 하니 보인다.
어차피 본 사람 있어? 기왕이면 백이 되어 줄 사람 그려 놓으면 할 말이 많자나?
요컨대 저 그림에는 타임슬림, 시간 착종이 일어난다. 천오백년 전 이야기를 바탕으로 당대의 인물들이 뒤범벅인 까닭이다.
저 보티첼리가 실제 보티첼리인가는 지가 말한 적 없으니 아리까리한 모양이지만 여타 그를 묘사한 장면들을 볼 적에 그가 맞는 듯하다. 기왕 그려넣을 거 지 모습 박아 놓은 것이다. 그렇게 전해지니 의도야 성공한 것 아니겠는가?
'미술탐색' 카테고리의 다른 글
리라 들고 폼페이 재림한 아폴로 (0) | 2025.03.28 |
---|---|
두꺼비가 토해내는 먹물 (0) | 2025.03.26 |
무굴제국 황금 옥잔 (0) | 2025.03.25 |
로렌초 데 메디치가 말하는 로렌초 데 메디치 (0) | 2025.03.25 |
우유로 푸딩 만드는 하녀 by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(0) | 2025.03.25 |